캠핑 타프 선택 가이드 (헥사타프, 방염코팅, 공간활용)

저도 캠핑을 처음 시작했을 때 타프 없이 SUV 트렁크 문을 천장 삼아 비를 맞으며 고기를 구웠던 적이 있습니다. 한 손으로는 우산을 쓰고 한 손으로는 집게를 들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처량하게 쳐다봤습니다. 그때 타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이후 여러 종류의 타프를 직접 사용하면서 각각의 장단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타프 3개를 보유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자주 사용하게 되는 건 헥사타프입니다.


헥사 타프

캠핑장 환경에 따른 타프 선택

타프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건 모양입니다. 시중에는 렉타(사각형), 헥사(육각형), 옥타(팔각형) 타프가 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렉타타프는 같은 크기 기준으로 가장 넓은 그늘을 만들어주고 사이드월(측면 가림막) 설치가 용이해서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여기서 사이드월이란 타프 옆면에 설치하는 추가 원단으로, 아침저녁 낮은 각도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거나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실제 캠핑장에서는 헥사타프가 훨씬 실용적이었습니다. 국내 캠핑장 사이트는 보통 7x8m 규격이 많은데, 여기에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렉타타프는 사각형 구조라 나무를 피해 설치하려면 공간이 비좁아지는데, 헥사타프는 가운데가 쏙 들어간 형태라 나무를 중앙에 끼고 설치할 수 있습니다. 가장자리는 나무 바깥으로 뻗어나가도 되니 공간 활용이 훨씬 좋았습니다.

설치 난이도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헥사타프: 팩다운(고정 말뚝) 8개, 초보자도 몇 번 연습하면 익숙해질 수 있는 수준
  2. 렉타타프: 팩다운 8개, 모양 잡기가 헥사보다 까다로울 수 있음
  3. 옥타타프: 팩다운 10개, 설치 난이도가 가장 높은 편
  4. 윙타프: 팩다운 6개로 가장 간편하지만 그늘 면적이 좁음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캠핑장 이용 통계에 따르면(출처: 한국환경공단) 국내 오토캠핑장의 약 65%가 수목이 있는 사이트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헥사타프의 공간 활용성이 빛을 발합니다.

방염 코팅의 중요성

타프를 고를 때 원단 재질과 코팅 처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시중에는 폴리에스터 타프와 나일론 타프가 주로 유통되는데, 나일론 타프는 흔히 '실타프'라고 불리며 무게가 폴리에스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가볍습니다. 여기서 립스탑(Ripstop)이란 원단이 찢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격자 형태로 강화 실을 짜 넣은 직조 방식을 뜻합니다. 최근에는 그래핀(탄소 소재) 조직을 결합한 나일론 원단도 출시되면서 경량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한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방염 코팅입니다. 타프의 기능은 단순히 햇빛을 차단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비 오는 날에도 그 안에서 생활하고 모닥불을 피우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이건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실감하기 어려운데, 모닥불을 피우다 보면 불씨가 3m 이상 치솟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제 지인은 방염 처리가 안 된 타프를 사용하다가 모닥불 불씨 때문에 타프 곳곳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한 번 구멍이 나면 그 부분으로 비가 새기 시작하고, 결국 새 타프를 다시 구매해야 했습니다. 방염 코팅 타프가 일반 타프보다 2~3만 원 정도 비싸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경제적입니다. 방염 타프는 불꽃이 닿아도 원단이 녹거나 타지 않고 그을음만 남는 수준이라 안전성도 훨씬 높습니다.

또한 내수압(Water Pressure Resistance) 수치도 확인해야 합니다. 내수압이란 원단이 물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단위는 밀리미터(mm)를 사용합니다. 가랑비 정도는 내수압 1,000mm만 돼도 충분하지만, 여름철 집중호우처럼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최소 5,000mm 이상의 제품을 선택해야 비가 새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발수 코팅까지 되어 있으면 물방울이 원단에 스며들지 않고 또르르 흘러내려 훨씬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전 설치 팁과 액세서리 활용

타프를 구매했다면 실제 설치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스트링(고정 로프) 텐션입니다. 타프 스트링은 타프가 찢어질 듯 강하게 당겨야만 텐션이 유지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세게 당겨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당겨야 바람에도 처지지 않고 팽팽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조심스럽게 당겼다가 바람에 타프가 펄럭이면서 폴대가 흔들리는 걸 경험했습니다.

여름철 캠핑의 또 다른 골칫거리는 벌레입니다. 낮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밤에 조명을 켜면 벌레들이 몰려듭니다. 이때 메시 스크린(망사 가림막)을 설치하면 벌레 걱정 없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퍼 형태로 타프 가장자리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공간 손실도 최소화되고 있습니다. 렉타타프는 사이드월과 메시 스크린 호환성이 가장 좋지만, 헥사나 옥타타프도 지퍼형 스크린을 활용하면 충분히 사용 가능합니다.

타프 크기는 일행 수와 장비 양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커플 캠핑이나 미니멀 캠핑을 즐긴다면 3m급으로도 충분하고, 3~4인 가족 캠핑이라면 4m급 이상을 추천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타프는 크면 클수록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작은 타프는 그늘 면적이 부족해서 결국 사이드월이나 추가 차양을 설치하게 되는데, 그럴 바에는 처음부터 큰 타프를 선택하는 게 경제적입니다.

타프 선택은 결국 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캠핑을 즐기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나무가 많은 캠핑장을 자주 가기 때문에 헥사타프를 주로 사용하지만, 넓은 그늘이 필요하거나 사이드월 확장을 원한다면 렉타타프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타프를 선택하든 방염 코팅은 반드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타프는 단순한 그늘막이 아니라 캠핑의 안전과 편의를 책임지는 핵심 장비입니다. 올 여름 타프 하나로 훨씬 쾌적한 캠핑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pPee8SPv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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