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팩 선택법 (길이별 용도, 제조방식, 동계 대비)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다 보면 팩이 휘어지거나 뽑히는 경험,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마트에서 산 저렴한 팩으로 시작했다가 바닥이 무른 사이트에서 타프가 통째로 날아갈 뻔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팩을 제대로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지금은 계절과 지형에 맞춰 40cm부터 총알팩까지 갖춰 쓰고 있습니다. 팩은 한 번 제대로 사면 10년도 거뜬한 장비인데
, 종류와 용도를 모르고 사면 계속 바꾸게 되는 게 함정입니다.
길이별 용도
팩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건 길이입니다. 캠핑용 팩은 보통 40cm, 30cm, 20cm, 그리고 총알팩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길이란 팩이 지면에 박히는 부분의 실제 길이를 뜻하는데, 이 길이에 따라 팩이 견딜 수 있는 장력(張力)이 달라집니다. 쉽게 말해 팩이 얼마나 강한 힘을 버틸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겁니다.
타프용 팩은 무조건 40cm 이상을 추천합니다. 특히 메인 폴대 스트링이 걸리는 부분, 예를 들어 터널형 텐트의 전면부와 후면부 같은 곳은 바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긴 팩이 필수입니다. 최근 신생 캠핑장들은 사이트 바닥이 무른 경우가 많아서 30cm 팩으로는 쉽게 뽑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실제로 강원도 어느 캠핑장에서 30cm 팩으로 타프를 고정했다가 밤새 바람에 스트링이 헐거워져서 새벽에 다시 박은 적이 있습니다.
텐트 팩은 최소 20cm 이상, 개인적으로는 30cm를 권장합니다. 텐트는 타프보다 바람의 영향을 덜 받지만, 그래도 취침 중 안전을 생각하면 여유 있게 가는 게 낫습니다. 40cm 팩으로 텐트까지 전부 박으면 가장 안전하긴 한데, 솔직히 팔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보통 타프는 40cm 8개, 텐트는 30cm 12개, 예비용 6개 정도를 챙깁니다.
- 40cm 팩: 타프 메인 폴대, 터널형 텐트 전후면부 등 장력이 강한 곳
- 30cm 팩: 타프 사이드, 일반 텐트 고정용
- 20cm 팩: 가벼운 타프나 소형 텐트용
- 총알팩: 동계 캠핑 시 얼어붙은 땅 전용
제조방식
팩의 내구성을 좌우하는 건 제조 방식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팩은 크게 주조(鑄造) 방식과 단조(鍛造) 방식으로 나뉩니다. 주조란 쇳물을 녹여서 틀에 부어 만드는 방식이고, 단조는 쇠를 뜨겁게 달군 후 두드려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두 방식 모두 내구성이 우수하고 오래 쓸 수 있는데, 최근에는 다이캐스팅(Die-casting) 주조 방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이캐스팅은 좀 더 정밀한 가공이 가능해서 팩의 디테일이 살아나지만 가격이 비쌉니다.
팩을 살 때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팩 본체와 스트링 고리가 일체형인지 용접으로 붙인 건지입니다. 일체형은 처음 쇳물을 부을 때부터 고리까지 한 번에 만든 거라 충격에 강합니다. 반면 용접으로 나중에 붙인 제품은 오래 쓰다 보면 고리 부분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마트에서 산 저렴한 팩이 딱 그랬습니다. 팩을 뽑다가 고리만 손에 쥐어진 적이 있었거든요.
또 하나, 스트링 걸이 부분이 아래쪽으로 튀어나온 디자인이 좋습니다. 팩을 박을 때 이 부분도 함께 지면에 박혀서 스트링이 빠지지 않게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망치와 닿는 헤드 부분은 면적이 넓을수록 좋습니다. 망치 타격을 정확히 받고, 힘도 효율적으로 전달됩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출처: 기상청) 캠핑장 바닥 토질은 지역과 계절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팩의 디자인과 내구성이 실제 사용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동계 대비
겨울 캠핑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총알팩은 필수입니다.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땅이 얼어서 일반 팩으로는 박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저도 작년 겨울에 팩 15개를 박는데 패딩부터 조끼까지 다 벗어도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온 힘을 다해 내리쳐도 팩이 안 박히고, 오히려 강철 같은 팩이 휘어버리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총알팩은 이런 극동계 상황을 위해 디자인된 팩입니다. 앞 부분은 직경이 얇아서 얼어붙은 땅에 쉽게 파고들고, 뒷 부분은 직경이 넓어져서 빠지지 않게 잡아줍니다. 일반 팩보다 훨씬 박기 쉽고, 헬스 3년 차에 턱걸이 12개 할 수 있는 제 체력으로도 극동계엔 일반 팩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총알팩 덕분에 겨울 캠핑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모래밭이나 바닥이 너무 무른 경우를 대비한 샌드 팩(Sand Peg)도 있습니다. 이건 일반 팩보다 표면적이 넓어서 모래에 박았을 때 잘 빠지지 않습니다. 저는 예비용으로 몇 개 챙겨 다니는데, 해변 캠핑이나 토질이 안 좋은 곳에서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계절과 지형에 따라 팩을 달리 쓰는 건 캠핑의 기본이자 안전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팩을 뽑을 때는 팩 옆 부분을 망치로 두세 번 가볍게 두드려서 팩과 땅 사이에 틈을 만든 후, 망치나 다른 팩을 구멍에 넣어 좌우로 돌리면 쉽게 뽑힙니다. 하지만 제일 좋은 건 지렛대 원리를 활용할 수 있는 망치를 구매하는 겁니다. 캠핑은 장비빨이거든요. 힘만으로는 극동계에 팩이 절대 안 빠집니다. 망치 갈고리로 걸어서 지렛대 원리로 눌러야 그제야 빠지는데, 이렇게 큰 힘을 쓰면 팩이 휘어져서 못 쓰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팩은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고 여유 있게 챙기는 게 좋습니다.
팩은 처음부터 제대로 사면 오래 쓸 수 있는 기본 장비입니다.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길이별로 용도에 맞게 구성하고, 제조 방식과 디자인을 꼼꼼히 따져보세요. 그리고 겨울 캠핑을 즐기신다면 총알팩까지 갖춰두시길 권합니다. 장비를 제대로 갖추면 캠핑이 훨씬 편하고 안전해집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_KRZzGPJ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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