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매너 (개수대 정리, 사이트 뒷정리, 매너타임 배려)

최근 캠핑 인구가 급증하면서 캠핑장 내 매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오토캠핑장 이용객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때는 '내 사이트에서 내 돈 내고 노는데 뭐가 문제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캠핑장을 다니며 직접 경험해보니, 매너란 결국 다음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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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수대 정리, 어디까지 해야 할까

캠핑장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개수대 사용 예절(Dishwashing Station Etiquette)입니다. 여기서 개수대 사용 예절이란 공용 설겆이 공간에서 다음 사용자를 위해 지켜야 할 기본 규칙을 뜻합니다. 특히 설겆이 후 거름망 정리 문제는 캠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주제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집에서 하듯이 주변만 깔끔하게 닦고, 거름망까지는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음식을 깨끗하게 먹어도 각종 양념과 찌꺼기가 거름망에 낄 수밖에 없는데, 그게 내 책임인지 애매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여러 캠핑장을 다니다 보니 주인분들이 개수대 앞에 "다음 사람을 위해 거름망도 비워주세요"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곳이 많았습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출처: 한국환경공단), 캠핑장 개수대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연간 약 2,300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거름망에 방치된 채 다음 사용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집에서야 거름망을 안 비워도 가족끼리니까 괜찮지만, 모두가 함께 쓰는 공간에서는 뒷사람을 배려하는 게 기본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사이트 뒷정리가 말해주는 것

캠핑을 마치고 떠날 때의 사이트 정리 상태는 그 사람의 캠핑 문화 수준을 보여줍니다. 사이트 복원(Site Restoration)이란 캠핑 후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이는 국제 캠핑 문화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원칙입니다. 미국의 리브 노 트레이스(Leave No Trace)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죠.

제가 직접 겪은 사례를 말씀드리면, 어떤 사이트는 전 사용자가 팩을 뽑지 못하고 그냥 두고 간 경우가 있었습니다. 캠핑장 사이트는 데크나 파쇄석으로 되어 있어서 팩이 깊이 박히면 빼기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두고 가는 건 다음 사람에게 짐을 떠넘기는 행위입니다. 또 어떤 곳에서는 텐트 고정용 스트랩들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거나, 작은 쓰레기들이 파쇄석 사이에 끼어 있는 경우도 봤습니다.

한국캠핑협회가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출처: 한국캠핑협회), 캠핑장 운영자들이 꼽은 가장 큰 불편 사항 1위가 바로 '사이트 미정리'였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8%가 이를 지적했다고 하네요. 배려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최소한의 행동입니다. 내가 다음 사용자 입장이라면 어떤 상태의 사이트를 받고 싶을지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합니다.

사이트 뒷정리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항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모든 팩과 스트랩을 완전히 회수했는지 확인 - 특히 어두운 색 팩은 파쇄석에 묻혀 잘 안 보이므로 주의
  2. 파쇄석이나 데크 사이에 낀 작은 쓰레기 제거 - 담배꽁초, 비닐 조각, 음식물 부스러기 등
  3. 화로나 그릴 사용 후 재와 숯 완전 처리 - 대부분의 캠핑장에 별도 처리 장소 있음
  4. 텐트나 타프 설치로 인해 밀린 파쇄석을 원위치로 정리

배려는 강요가 아닌 선택의 결과

캠핑 매너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그럼 호텔이나 펜션 가라"입니다. 하지만 이건 논점을 흐리는 주장입니다. 매너 준수 요구가 캠핑의 자유로움을 해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모두가 편안한 캠핑을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상호 배려(Mutual Consideration)란 공동체 구성원 간에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며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에게도 베푸는 것이죠. 제가 직접 써봤는데, 개수대 거름망 하나 비우는 데 10초도 안 걸립니다. 사이트에 떨어진 팩 몇 개 줍는 것도 1분이면 충분합니다. 이 작은 수고가 다음 사람에게는 큰 기쁨이 됩니다.

캠핑장의 매너타임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각 캠핑장마다 매너타임 시간은 상이하지만, 보통 22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입니다. 이 시간 만큼은 다른 사람들이 수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게 캠핑하러 오신 분들은 일상에 지쳐 도시에서 떠나 정신적 휴식을 취하기 위해 캠핑장에 오는 것이니 서로를 위해 배려하는게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캠핑장 운영자의 역할입니다. 일부 캠핑장은 수익을 위해 사이트 간 거리를 지나치게 좁게 배치하거나, 비매너 캠퍼에 대한 제재를 소극적으로 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매너를 엄격히 관리하는 캠핑장일수록 단골이 많고, 입소문도 좋습니다. 사이트 간격을 넓히고 비매너 행위에 적극 대응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캠핑장에도 이득입니다.

캠핑은 자연과 함께하는 여가 활동이지만, 동시에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는 사회적 활동이기도 합니다. 좋은 캠핑은 좋은 장비나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는 이웃을 만나는 데서 시작됩니다. 내가 배려를 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도 배려해주는 것, 그것이 진짜 캠핑 매너의 핵심입니다.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모여 건강한 캠핑 문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otU9jZx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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